아이온에도 패러디 있다(?)

2008/11/16 13:51

어우, 대기 시간 보면 토 나와......


0.
요즘은 얼마 전에 오픈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엔씨소프트의 신작 'AION(이하 '아이온')'을 즐기고 있습니다. 덕분에 블로그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네요(...) 날이 갈수록 떨어지는 Today 방문자 수에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만, 어쩔 수 없는 '아이온'의 재미란! 오픈한지 근 1주일이 다 돼 가는데도 서버에 한번 접속하려면 약 1시간 정도 대기는 필수 과정이 돼 버릴 정도니...... '아이온'에 대해 재미를 느끼는 건 비단 제 일 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1.
'아이온'의 최대 경쟁작으로 손꼽혔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 이하 '와우')'는 정말 대단한 게임이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한국 게임업계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방대한 컨텐츠와 깔끔한 시스템은 한국 게임 이용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기 충분했었죠. 이런 '와우'에 있어서 또 하나의 강점은 바로 개발자들의 톡톡 튀는 감각이었습니다. 퀘스트를 진행하다 보면 누구나 알법한(은 아니려나) 내용들을 비꼬아 패러디를 하는 것이 블리자드의 관례처럼 느껴질 정도였지요.

2.
그런데 우리 국산 게임 '아이온'에도 그런 톡톡 튀는 감각은 존재했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하다가 문득 느끼고 흠칫 놀랐던 바로 그 센스는...... 바로 '반지의 제왕' 패러디였던 것입니다!





3.
일종의 필수 퀘스트인 '미션' 중 27레벨 즈음 진행하게 되는 '저주받은 목걸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녀석을 진행하다 보면 만날 수 있는데요. 이 미션의 최종 목적은 '저주받은 목걸이'를 파괴하는 것입니다. 그것도 화산에 던져서 말이죠. 음....... 뭔가 생각나지 않으시나요?

저주받은 목걸이, 꼭 진행해 보세요 :)


이 미션을 진행하다 보면 한 NPC를 만나라고 하는데요. 이 NPC는 무려 '건달푼의 오두막'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그곳에 가면 '건달푼'이 있지요.

간달.......아니 건달푼 할아버지!


하얀 백발에 길이도 길고...... 뭐, 거기까진 맞는데 왜 허리가 구부정한 겁니까!!!!!! 그 나이에도 칼을 빼 들고 힘차게 싸웠던 간달......이 아닌 건달푼이라 그런 걸까요?


압권은 그 다음에 만나야 할 NPC 입니다. 무려 '킴씨'!!!!!! 화산 입구에 있는 난쟁이인데 다혈질에 수다스럽다고까지 하는군요. 정말 코웃음이 납니다. 낄낄.

누가 함부로 내 이름을 바꿨는가!!!!!!!!!


'김리'의 성씨를 영어처럼 굴려 발음하면 '킴', 그래서 '킴씨'일까요(...) 아직 '킴씨'를 만나보진 않았지만 얼마나 '김리'와 닮았을지도 관심사입니다. 얼른 레벨을 올려서 쫓아 가 봐야겠네요!

4.
음, 알고보니 아트레이아는 중간계였던 걸까요? 앞으로도 이런 퀘스트가 있을지 내심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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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키아 2008/11/16 20:31

    안돌아가요.
    사양 엄청높음


    한 5년후면 할수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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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영경 2008/11/18 02:26

    하하... 재치가 넘치는 퀘스트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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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본인이 고등학교 2학년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게임 개발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써 게임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었던 본인 및 친구들은 TV에서 나오는 한편의 게임 광고를 보고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영화라고 해도 믿을법한 수려한 그래픽, 귓가를 맴도는 웅장한 음악, 그리고 '블리자드 스케일'. 오랜 개발 기간을 거쳐 만들어진 바로 그 게임, 세계 온라인 게임 시장의 60%를 장악한 바로 그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 이하 '와우')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1.
게임의 파장은 상당했다. '에버퀘스트2'가 그랬고 'DAOC'이 그러했듯 '와우'도 오래 지나지 않아 진입 장벽이 높은 한국 게임계에 발을 못 붙이고 떠날 것이라는 예측은 제대로 빗나갔다. 서버에 접속하기 위한 대기표의 번호가 세 자리를 넘는 건 다반사였고 게임과 관련된 소식은 대부분 '와우'와 관련된 것이었다. '리니지2'의 이용자 수를 뛰어 넘었다는 기사는 탄성과 우려를 한꺼번에 자아냈다. 한국 게임 역사상 가장 처음으로 '대박'을 친 외국산 게임이었다.


2.
'와우'가 세계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다지만 국내외 게임 개발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MMORPG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결과는 항상 바닥을 기었다. 특히 국내 게임업계가 받은 타격은 상당했다. '리니지', '바람의 나라', '라그나로크', '리니지2' 등 과거에는 숱한 대작 MMORPG들이 성공해 왔건만 '와우' 이후 국내에서 개발된 게임들은 좀처럼 빛을 보지 못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국내 게임업계의 큰 형님 격인 엔씨소프트는 여러 악재에 시달리며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우선 회사 이미지의 손실은 돌이킬 수 없는 가장 큰 손해였다. '와우' 이전에도 이미 오토 및 현금 거래, 성매매 등의 문제로 어느 정도 곤욕을 치뤘지만 '와우' 이후 엔씨소프트는 유독 이러한 이미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가장 큰 회사이기 때문에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건 당연했지만, 엔씨소프트에 가해지는 채찍질은 유독 가혹했다. 게다가 개인정보 유출 사건까지 터지면서 엔씨소프트는 누가 봐도 위험 가도를 달리는 것처럼 보였다. 여기서 악재가 몇건만 더 터지면 천하의 엔씨소프트도 무너질지 모른다는 예상은 결코 사치가 아니었다.

3.
그러나 엔씨소프트로써 가장 큰 손해와 어려움은 회사의 이미지도 아니고 개인정보 유출 사건도 아니었다. 이미지야 그들이 어찌한다고 해서 쉽게 바뀔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개인정보 유출 사건 역시 그들이 고의적으로 일으킨 사건이 아닌만큼 모든 책임을 전가할 수는 없는 것이라지만, 그들이 만든 '게임'에 대한 독설과 채찍질은 그 어떤 변명으로도 막을 수 없는 성격의 것이었다. '리니지'와 '리니지2'만 알고 살았던 한국 게임 유저들에게 '와우'라는 대작 MMORPG의 혜성같은 등장은 가히 충격이었다. 이른바 '핵&슬래쉬'의 전형을 그대로 따르는 '리니지 시리즈'와는 전혀 성격이 다른 '와우'는 한국 유저들에게 신선함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또 '리니지 시리즈'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현금 거래와 같은 것들은 원천에 차단하겠다는 블리자드의 단호한 태도는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줬다. 이것은 비교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세계 온라인 게임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블리자드, 그리고 국내 온라인 게임업계의 큰 형님 엔씨소프트. 둘은 자연히 유저들 사이에서 라이벌 구도로 자리를 굳히게 됐다.

4.
두 회사의 대결은 언제나 블리자드의 승리였다. 뭐 하나 밀리는 것이 없었다. 게임성도, MMORPG의 근간을 이루는 세계관도, 게임의 밸런스를 위한 확고한 의지도 블리자드의 완승이었다. 지금까지도 이어오는 '블리자드 vs 엔씨소프트'의 평가는 항상 저 기준에서 블리자드의 K.O.승임이 자명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편가르기를 썩 좋아하진 않지만 굳이 편을 나눈다면 '블리자드'의 입장에서 그들을 옹호하는 세력은 승리에 도취한 나머지 억지 논리를 갖다 붙이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이러한 논리는 이미 저물어가는 '리니지 시리즈' 뿐만 아니라 엔씨소프트의 신작인 '아이온'에도 붙기 시작했다.


5.
앞서도 이야기 했듯 그들이 블리자드의 '와우'를 '아이온'과의 대결에서 승리로 이끌기 위해 내세웠던 기준은 크게 세가지였다. '게임성', '세계관', 그리고 '현금 거래'. 먼저 '게임성'에서 블리자드가 이길 수밖에 없는 이유라며 제시한 것들을 요악하자면 다음과 같다.

- 클래스나 종족의 특성을 아주 잘 드러내고 있다.
- 마우스만 딸깍거리면 되는 전투가 아닌 컨트롤이 필요한 전투를 가능하게 했다.
- 파티 플레이를 단순한 떼 사냥이 아닌 전략 전투로 만들어 냈다.
- 밸런스가 (그런데로) 잘 맞는 편이다.

- 클래스나 종족의 특성을 아주 잘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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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우스만 딸깍거리면 되는 전투가 아닌 컨트롤이 필요한 전투를 가능하게 했다.
- 파티 플레이를 단순한 떼 사냥이 아닌 전략 전투로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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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밸런스가 (그런데로) 잘 맞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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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다음 포인트는 '세계관'이다. 탁 까놓고 말해서 '와우'와 비교하기에 국내 게임의 '세계관'은 허접하기 그지 없다. MMORPG라고 소개하기 부끄러울 정도의 세계관이다. 그러나 이러한 객관적인 평가를 내리기 전에 해외 유수의 MMORPG와 국내 MMORPG를 대등한 입장에서 볼 수 있는지 여부를 따져야 할 것이다.

먼저 '와우'의 경우 그들이 스스로 밝혔듯 보드게임인 '워해머'의 이야기를 정리하고 각색해 만든 것이다. 못해도 몇십 년 이상의 역사와 다듬기 과정을 거친 매우 흥미롭고 완벽한 이야기라는 이야기다. 또 굳이 '워해머'가 아니더라도 '와우'의 세계관은 '와우'를 만들면서 창조해 낸 것이 아니라 이미 1994년에 발매한 '워크래프트1'을 발매할 그 당시 형성 돼 있었던 것이다. 짧게 잡아도 14년의 역사를 가진 이야기다. 그런데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 내야 하는 '아이온'과 비교를 할 수 있을까?

엔씨소프트의 입장에서도 이것이 한낱 변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 덕분에 '와우'의 시스템을 어느 정도 익힌 뒤 출시하는 '아이온'은 그 부분에 있어서 꽤나 신경을 썼음이 클로즈 베타 테스트 과정에서 밝혀졌다. 퀘스트를 잘 따라가다보면 '아이온'의 세계관에 대해 충분히 이해를 할 수 있다. 혹자는 '홈페이지에는 아이온의 세계관이 정말 짤막하게 소개 돼 있어 이것이 MMORPG인지 잘 모르겠다'라고 이야기를 하던데, 책의 첫부분만 읽고 세계관을 알 수 없어서 재미가 없을 것 같다며 덮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묻고 싶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세계관의 중요성을 모르는 이는 없다는 것, 그래서 노력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창조의 고통은 너무나도 크기에 '당장'은 안된다는 것. 이게 바로 포인트가 아닐까 한다.


7.
기나긴 여정의 마지막 포인트다. 그리고 가장 할말이 많은 부분이기도 하다. '현금 거래', 지금까지 '리니지 시리즈'가 이어오게끔 한 원동력이라고도 하는 바로 그것.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한번 묻고 싶다. 이 부분에 이의를 제기하는 중심 의제가 '게임의 시스템에 대한 의구심'인지 '회사의 운영 태도에 대한 문제 제기'인지 말이다.

만약 전자의 경우에 문제점을 제기한다면 그들은 정말로 큰 오산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마치 한국의 게임 개발자들이 '어떻게 하면 현금 거래를 활성화 해서 우리 게임이 대박을 치게 만들 수 있을까'라고 고민을 하며 게임을 만든다고 매도하는 것과 다름 없기 때문이다. 처음 '리니지'를 만들던 사람들이 '아, 왠지 인챈트 시스템을 넣으면 사람들이 현금 거래를 많이 할 것 같아!', '레벨 올리는 것을 귀찮게 만들면 캐릭터 거래를 많이 할 것 같아!', '이것만 제대로 먹히면 대박나겠다!'라고 생각을 하며 만들었을까? 정말 웃기지도 않은 이야기다.

후자의 경우에는 워낙 블리자드가 강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부분이라 자연히 엔씨소프트로 눈이 갈 수밖에 없는 일이다. 지금까지 전세계의 숱한 '와우' 게임 계정을 오로지 현금 거래를 했단 이유만으로 블럭 처리를 했으니 말이다. 엔씨소프트는 왜 이렇게 하지 못하느냐는 이야기가 당연히 이어서 나올텐데, 엔씨소프트라고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약관을 위배한 플레이에 대해서는 엄중한 대처를 하겠다며 캠페인도 벌였고 작업장도 많이 소탕했다. 회사로써 이 정도면 많은 조치를 취한 게 아닌가?

블리자드가 그토록 강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만 현금 거래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그것은 엔씨소프트로써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렇다고 기업의 입장에서 고객을 마구잡이로 자르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일일테고 말이다.

8.
좋게 생각하려고 했지만 '와우'에 대한 그들의 끝없는 애정이 잘못된 방향으로 빗나가고 있는 것 같아 이런 글을 쓸 수밖에 없었다. 게임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된 따뜻한 비판은 좋지만 해 보지도 않은, 뚜껑이 열리지도 않은 게임을 갖고 이렇다 저렇다 구설수에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그릇된 비난이 얼마나 큰 악영향을 불러오는지 우리는 이미 많이 경험하지 않았나?

'아이온'에 대한 대부분의 비난은 게임을 해 본 적도 없는 사람들로부터 시작되는 듯 하다. 대부분의 글 서두가 '아이온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공식 홈페이지와 팬 사이트를 둘러보니'로 시작하는 걸 보면 알만한 사실이다. 그들에게 '게임을 해 보고도 싫으면 비난하라'고 이야기를 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꼭 해 봐야만 아는가. 한국 게임 지겹도록 많이 해 봤다. 안 봐도 훤하다.'라고 한다. 백문이 불여일견, 말만 듣는 것보다 한번 해 보면서 몸소 느끼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가치를 갖는 일인지 다른 게임에는 잘 적용하면서 왜 유독 한국산 게임에는 냉소적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조만간 '아이온'이 나온다고 하니 각 게임의 팬들이 견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뜨거운 관심의 반증, 그 정도라고나 할까. 하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는 법이다. 나오지도 않은 게임 벌써부터 이렇다 저렇다 말하지 말고 하기 싫으면 너만 안하면 된다. 이유 같지도 않은 이유 덕지덕지 붙이며 '내가 안하니 너희들도 하지마!'라고 주장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뭐, 나는 이것이든 저것이든 상관없으니까 '프리우스', '아이온', '와우' 다 해 볼 거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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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키아 2008/10/21 17:10

    와우 한번도 안해봐서 잘 모르겠어요..ㅋ;
    저는 넥슨이나 뇌없플같은 막장게임회사를 싫어한답니다...
    한국게임이라고 꼭 깔 필요는 없죠
    (엔씨는 샤로나 내놓으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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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맥시 2008/10/21 19:53

      싫어하고 좋아하는 것도 취향의 문제니 제가 이래라 저래라 할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 다만, 싫다면, 그리고 싫다는 걸 알리고 싶다면 누가 봐도 인정할 법한 논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생각이랍니다~ 한국 게임이라고 까는 일부 못난 분들이 계셔서 말이죠 ㅜㅜ

  2. 아스라이 2008/10/21 20:17

    분명한건... 이제는 와우 스타일의 전투 시스템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만 갈 거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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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맥시 2008/10/21 21:27

      개인적으로 그 '와우 스타일'이라는 것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와우를 많이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해 본 사람으로써 와우에 다른 게임과 차별될만한 독특한 전투 시스템이 있는지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었거든요. 혹여 '와우 스타일'이 지칭하는 것이 전투에 대한 방법론적 접근이 아니라 전투에 대한 개념적 접근이라면 '와우 스타일'이라는 걸 이해하겠습니다만, 방법론에 대한 것이라면 인정하긴 힘든 부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뭐, 어쨌든 와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와우에 특별한 애정이 없는 사람도 있는 법인데, 유독 게임 하나가 성공하면ㅡ그것도 특히 외국산 게임ㅡ 그 게임에 목 매는 사람들은 다른 게임을 지나치리만큼 배척하는 경향이 있어 걱정이 되네요.

  3. 영경 2008/10/24 02:50

    Wow의 장점은 사양, 세계관, 애드온 등등 국내 온라인 게임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장점들이 뭐, 많죠. 그렇다고 제가 와우빠는 아니구요. 한국 온라인 게임이 생각하는 근시안적 태도가 문제이지 않나 싶어요. 물론 다 그런 건 아니겠죠. 게임 유저로서 한국 온라인 게임을 해보면 제작에 고뇌가 많음을 느낍니다. 제작할 때 게임을 이해하지 못하는 투자자를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죠. 그래서 자연히 게임 초기에 뭔가를 보여줘야만 하고 성과가 어느 정도 있어야 하다는 거죠. 형편이 좀 나은 곳은 그나마 여유가 있겠지만 유저들의 인식을 바꾸기엔 힘든 건 마찬가지라고 봐요.

    게임은 어릴 적 286부터 쭉 놓치지 않고 해왔었는데 C&C 시리즈의 전략시뮬레이션이 대히트일 때 그 인터페이스가 각광을 받았었는데 너나할 것 없이 따라하기에 바빴죠.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 나오면 항상 비교 대상이 되는게 C&C 시리즈였죠. 결국 새로운 게임이 나오면 비교할 수 밖에 없다는 거죠.

    뜨거운 관심은 기회라고도 보여집니다. 국내 온라인 게임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해요. 결국은 제대로 된 게임을 만들어야 가능하겠죠. Wow를 보면 이 정도 게임은 한국이 충분히 만들 수 있는데 왜 안되는 건가 싶기도 해요. 아직까진 여러면에서 Wow가 앞선다고 봐요. 하지만 Wow를 따라갈 필요는 없겠죠.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어 나가는게 더 현명할 것 같아요. 진심으로 한국 게임 파이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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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MAolosta 2008/10/25 02:09

      네, 와우의 장점도 엄청 많죠. 정말 엄청난 최적화와 탄탄한 세계관, 네러티브, UI의 자유도 등등...... 기존 한국 게임과는 분명 차이가 많았고 그것에 많은 사람들이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세상 어디에도 '정답'이라는 건 없는 것이죠. 와우가 대단한 게임이긴 하지만 MMORPG의 정답이라고 말할 수 없는 건 게임이란 누군가 즐겨 줄 때 빛을 발하는 것이고, 그 '누군가'라는 것에는 와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와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게임에 대한 이해는 높은데 반해 게임 개발에 대한 이해가 낮다는 말에는 심히 동감합니다. 게임을 개발하는 것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사람들이 게임 개발자들을 막 대할 때마다 심적으로 큰 부담과 고통을 느끼거든요. 못만들고 싶어서 못만든 게 아니고 잘못 만들고 싶어서 잘못 만든 게 아닌데 격려와 위로보다는 욕부터 하고...... 또 와우는 6년 이상의 시간이 걸려서 만들어진 온라인 게임인데 '역시 장인 정신이다'라는 말을 듣는 반면 아이온은 6년보다 훨씬 적인 기간이 걸린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더럽데 오래 만드네'라는 평을 듣는 걸 보면..... 씁쓸합니다.

      모쪼록 이제 국내 시장을 국내 기업이 잡을 때가 오지 않았나 싶어요. 물론 그 벽이 쉽게 허물어지진 않겠지만 지금까지의 국내 게임에 대한 인식을 확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외국 게임에 대해 안 좋은 인식이 있는 건 아니지만, 무분별한 외국 게임 팬들을 볼 때면 괜시리 미워지더라구요. 한국 게임 파이팅입니다!

  4. 이름은비밀로 2008/11/05 17:55

    빙빙 돌다 들어오게 되어서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게임을 좋아하는건 좋지만 받드는건 좀 그렇긴 하더군요. 저 같은 경우도 엔씨 스타일은 별로 안 좋아하긴 하지만요. :)

    근데 7번에 있는 글 중에서 '한국 개발자들이 현금 거래를 일부러 시키려 한다.' 에선, 꼭 아닌 사람만 있는것도 아니다. 라고 말해보고 싶네요.
    실제로 전에 있던 팀 회의 내용중 하나가 "어떻게 하면 현거래가 활성화 될까?" 였습니다. 개발자들 회의였는데 말이죠. 정말 한심해서... -┏ (이것때문에 혹시나 해서 이름은 비밀로.. ^^;)
    반성할 건 반성하고 고칠건 고쳐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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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MAolosta 2008/11/05 23:17

      아...... 그런 개발자들도 있는 모양이군요. 아직 현업은 경험해 보지 않아서 잘 몰랐던 사실이네요 :( 씁쓸합니다. 오로지 결과만 중요 시 되는 사회라 그런지 개발자들도 물불 안가리고 성공을 위해 달리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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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Programming의 본질?

2008/08/19 02:55
0. 게임은 무엇일까?

숱한 연구 서적이 시중에 널려 있지만 보통 이런 주제를 갖고 쓰여진 책들은 대부분 어렵습니다. 알 수 없는 고난이도의 단어를 선택하는 게 일수고 그것을 해독하는 것만으로도 진을 빼게 만들죠. 잠이 오지 않는 밤, 얼른 잠들기 위해 선택하는 책들 중 하나라고나 할까요. 물론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쓴 책이니 게임과 연관된 분야에서 일을 할 생각이라면 한번쯤 읽어봄직은 하겠습니다만, 굳이 그런 책들을 읽어야만 그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책을 펼쳐 두고 옆에는 전자사전을 켠 채로 머리에 들어오지도 않는 책 끙끙 싸매고 앉아 있어봐야 나오는 결론은 하나입니다. '게임은 무엇일까?' 결국은 '즐길거리'라는 거죠. 한명이든 여러 명이든 게임이라는 것을 행함으로써 어떤 즐거움을 얻는 일종의 도구이자 수단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간단한 논리를 수백 장의 종이에 풀어 헤쳐 놓으니 읽는 사람도 대단하지만 쓰는 사람도 참 대단하죠?

사람들이 게임을 통해서 즐거움을 얻는 방법은 참 다양한 것 같습니다. 사실 개발자가 A라는 생각으로 게임을 만들었다 할지라도 게임을 즐기는 사람 입장에서는 B를 통해 즐거움을 얻을 수도 있고 C를 통해 얻을 수도 있거든요. 예를 들자면 호쾌한 액션을 통해 즐거움을 추구하는 사람도 있고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통해 즐거움을 얻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요.

방법이야 어쨌든 귀결되는 결론은 딱 하나입니다. 어쨌든 '재미', '즐거움'이라는 거죠. 게임은 바로 그것입니다. 오로지 그것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에요. 그런데 일반 명사로써의 '게임'과 달리 이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것은 컴퓨터에서 실행되는 컴퓨터 게임에 대한 것입니다. 왜냐면 게임의 본질을 다룰 것이 아니라 게임 프로그래밍에 대해서 다룰 것이거든요.


1. 그렇다면 게임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많은 사람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기 위한 게임을 만들려고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의 수많은 게임 개발자들은 머리를 싸매고 있을 것입니다. 누군가 우연히 터트린 아이디어가 그 팀의 개발 소스로 채택되고 실제로 구현 과정을 거쳐 세상에 공개되겠죠. 그 과정에는 수십 명의 사람들이 펼쳐 낸 생각과 결과물이 있을 것이고 적게는 수억, 많게는 수백 억에 이르는 돈이 쓰일 것입니다.

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어떤 사람들이 모여 게임을 만드는지에 대해서도 꽤나 많이 알려졌습니다. 크게 나눠서 '게임 디자이너(Game Designer)', '게임 프로그래머(Game Programmer)', '게임 그래픽 디자이너(Game Graphic Designer)'가 있고 각각의 분류 안에서도 정확히 어떤 업무를 담당하느냐에 따라 세부적으로 나뉘어지죠.

사실 이름만 딱 들어도 각 분류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는 명확합니다. '디자이너'는 흔히 '기획자'라고 불리우고 게임의 세부적인 데이터나 컨텐츠 구성을 담당하죠. '프로그래머'는 '기술자'로써 컴퓨터가 인식할 수 있는 언어를 통해 실제 구현하는 일을 담당합니다. '그래픽 디자이너'는 게임에서 쓰일 그래픽 리소스를 제작하는 일을 담당하고요. 간단하죠?

다른 분야는 그렇다 치고 제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게임 프로그래머' 입니다. 게임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써 오늘 따라 이 직업에 대해 하고자 하는 말이 넘쳐 흘러서 말이죠. 기술적인 부분을 기대하셨다면 이제라도 접어 두시는 게 좋을 것 같고요. 저는 좀더 본질적인, 일반적인 이야기를 할 생각이랍니다.

자, 그럼 얼추 프로그래머가 하는 일에 대해서는 감을 잡으셨을테니 본격적으로 게임 프로그래머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볼까요? 아직 감을 못 잡았다고요? 그래도 그냥 넘어가세요. 어차피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모기 발가락에 낀 때 만큼도 이야기 하지 않을테니까요.


2. 게임 프로그래머는 팀에서 무엇을 하는가?

위에서도 짤막하게 이야기 했지만 게임 프로그래머는 '그들만의 언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복잡하고 짜증나는 언어로 컴퓨터와 대화해 가면서 컴퓨터 위에 그들이 구상한 게임을 구현해 내는 역할을 합니다.

일반적으로 게임 실행 아이콘을 눌러서 서버에 접속해서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입력하고 캐릭터를 선택한 후 월드에 등장하는, 그런 모든 과정들을 그냥 생각처럼 구현해 내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가 인식할 수 있는 언어로 타이핑 해서 얻어내는 것이죠.

만일 프로그래머가 사용하는 프로그래밍 언어에 대해 조금도 모르는 사람이 그들의 작업 내용을 본다면 전혀 이해하지 못할 수준이라고나 할까요. 뭐, 그렇다고 게임 프로그래머가 되고자 하는 분들이 지레 겁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0101'로 이루어진 기계어 수준에서 한참이나 급이 높은 언어를 사용하니까요. 그렇다 하더라도 일반인들은 이해할 수 없겠죠?

어찌됐든. 그럼 프로그래머는 기획자가 낸 아이디어와 데이터를 토대로 열심히 구현하고 그래픽 디자이너가 준 그래픽 리소스들을 실제로 구동시켜 보는 것만 하면 되는 것일까요? 네, 그것만 하면 됩니다. 그것만 하면 충분히 월급 받고 회사에서 떵떵 거리며 살 수 있어요. 프로그래머는 나름 '귀하신 몸'이고 또 그러한 프라이드로 사는 직업이기 때문에 이 일을 완벽하게만 해 낸다면 충분하죠.

문제는 게임 프로그래머의 본질적인 것에 달려 있습니다. 한마디로 저것만 해서는 게임 프로그래머의 본질에 다가섰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돈 벌어 먹고는 산다면서요? 네, 먹고 살 수는 있습니다. 다만 자신이 빨리 질릴 뿐입니다. 재미를 빨리 잃을 것이고 일을 하면서도 '내가 왜 이걸 하고 있나' 하는 자괴감에 빠져들 것입니다.

그럼 게임 프로그래머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그냥 '프로그래머'가 아니라 앞에 붙는 수식어인 '게임'에 숨겨져 있습니다. 사실 저렇게 구현해 내는 것은 굳이 '게임 프로그래머'가 아니라 일반 '프로그래머'라고 해도 해당 분야에 대해서 조금만 연구하면 해 낼 수 있는 일입니다. 굳이 앞에 '게임'이라는 말을 붙이지 않아도 그 역할에 대해서는 의미가 명확해진다는 이야기죠. 그렇다면 왜 굳이 '게임'이라는 말을 붙여 가면서 괜히 단어의 길이만 늘릴까요. 그것은 게임 프로그래머의 본질이 그냥 프로그래머와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글의 시작에서 우리는 게임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게임은 즐길거리라고 했죠. 과정이 어쨌든 무엇을 보여주든 어쨌든 재미를 추구하는 것이 게임이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게임 프로그래머는 무엇일까요? 본질은 무엇일까요? 의미가 잡힙니다. 네, 바로 그것입니다. 아마 다들 예상하셨을 거에요.

게임 프로그래머는 그저 프로그래밍 언어를 타이핑 하는 직업이 아니라 '게임'을 구현하는 직업입니다. 그냥 프로그램 하나를 만드는 게 아니라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는 직업이란 이야기 입니다. 일반 오피스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처럼 편리하고 기능 좋은 목표를 넘어서서 '재미'라는 매우 감성적이고 추상적인 목표를 향해 달려야 하는 특이한 케이스의 프로그래머 입니다.

그럼 조금씩 혼란이 올지도 모릅니다. 게임의 컨텐츠를 제작하고 데이터를 만들어 내는 것은 프로그래머가 하는 일이 아니라 기획자가 하는 일이라고 분명히 밝혔으니까요. 즉, 재미라는 것이 프로그램 자체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컨텐츠로부터 나오는 것인데 그 영역에 프로그래머가 침범할 수 있는가에 대한 혼란이 옵니다.

그런데 우리가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재미'라는 단어가 가지는 의미입니다. 앞서 이야기 했던 것처럼 '재미'라는 것은 백이면 백, 천이면 천 그 기준이 모두 다른 모호하고 추상적인 단어입니다. 비슷하지만 그 어떤 조그마한 차이 때문에 매우 재미있고 별로 재미없다는 평가로 확연히 갈릴 수 있는 게 '재미'라는 존재입니다. 즉, 기획자가 아무리 날고 기는 천재라고 할지라도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수많은 재미 리소스를 창출해 낼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게임은 재미가 가장 중요하지만, 게임을 만드는 입장에서는 상업성을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어쨌든 그들도 먹고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니까요. 돈을 벌기 위해서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많습니다. 교묘하게 어쩔 수 없이 돈을 쓰게끔 만들 수도 있고요. 하지만 역시 가장 정당하고 비난없이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엄청 재미있게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이 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방법이겠지요. 이렇기 때문에 재미라는 건 게임을 하는 입장에서도 중요하지만 만드는 입장에서도 매우 중요한 존재입니다.

그럼 앞서 말한 두 가지 사항을 살짝 조합해 봅시다. 팀에서 많아 봐야 10명도 안될 기획자들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재미 리소스들을 창출해 낼 수 없습니다. 그런데 상업성을 위해서라도, 또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의 만족도를 위해서라도 많은 재미를 줄 수 있게끔 게임을 만들어야 합니다. 결국 많은 사람들의 만족도를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재미 리소스를 가져 올 수 있다면 그것은 분명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결과에 도달하게 됩니다.

게임 프로그래머는 그저 타이핑만 하는 기술자가 아니라 재미를 위해 노력하는 엔터테이너가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 입니다.


3. 그럼 다른 파트에 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가? 쓸데없이?

앞서 말한 이야기만 갖고는 제대로 설명이 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프로그래밍만 해도 돈을 잘 버는데 뭣하러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아이디어까지 뿜어내야 하는 것이냐 하는 문제입니다. 회사에서 게임을 많이 팔든 적게 팔든 어쨌든 자신에게 돌아오는 수익면에 있어서 큰 차이가 없다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없다는 문제제기를 할 수도 있거든요. 만일 수익이 더 커진다면 누가 시키지 않더라도 알아서 할텐데, 그렇지 못한 가난한 회사가 많은 환경을 생각해 봤을 때 모든 회사에 그런 제도를 기대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이런 마인드를 가진 게임 프로그래머가 있다면 그 사람은 하루 빨리 이 분야를 떠나는 게 좋을지도 모릅니다. 왜냐면 앞서 이야기 한 것은 수익면을 떠나서 게임 프로그래머로써 정의되는 의무와도 같은 이야기이니까요. 게임 프로그래머가 게임의 본질을 떠나서 그저 타이핑만 하는 꼭두각시 노릇을 하겠다면 앞에 '게임'이라는 말을 달고 있을 필요가 있을까요. 그냥 프로그래머 하시면 됩니다.

'프로그래머인데 왜 아이디어를 내야 하느냐'가 아니라 '나는 프로그래머이기 이전에 게임을 개발하는 사람이니까 어떻게 하면 재미있을 수 있을지 생각해 봐야지!'가 정상적인 마인드 입니다. 프로그래밍 언어로 구현하는 것은 기본이고 구현하는 과정에서 불현듯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젖히지 않고 팀원들과 공유하며 더 나은 재미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단지 기획자의 영역이니 네가 알아서 해라는 식이 아니라 좀더 완성도 있고 고도의 재미를 추구할 수 있도록 게임의 아이디어를 내는 첫 단계부터 함께 하는 것이 훌륭한 게임 프로그래머라는 겁니다.


4. 마치며

어쩌면 주제넘은 참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에 따라 자신이 선택한 직업을 바라보는 기준은 다를 수도 있으니까요. 저는 '게임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에서 '게임'에 좀더 집중을 했다면 어떤 이는 '게임'보다는 기술적인 면을 더 추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분이 이 글을 읽는다면 정말 기분 나쁜 잔소리로 느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가 나온다 하더라도 '게임 프로그래머'는 어쩔 수 없이 '게임'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기술적인 면이 아무리 뛰어난다 한들 재미없는 게임은 사람들에게 외면받기 마련입니다. 게임이 많이 팔리든 적게 팔리든 그것은 회사의 사정이라는 냉혈한에겐 먹히지 않을 소리겠습니다만, 단적으로 말해서 자신이 만든 게임이 잘 되면 좋지 못 돼서 좋을 건 하나도 없거든요.

저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게임 웹진을 둘러보며 많은 게임 유저들의 의견을 접하고 새로운 소식을 입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께서 '한국산 게임은 재미없다'고 말할 때마다 참 가슴이 아픕니다. 개발자들의 노고를 잘 알기에 그러한 악평이 쏟아지면 마음이 미어집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훌륭한 게임들은 더 많이 등장하고 있고 그러한 트렌드에 한국 게임 개발자들이 따라가고 있지 못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마냥 그들의 편을 들어줄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저 또한 그러한 위치에 설 것이기 때문에 마냥 자기 보호만을 할 수는 없습니다. 어쩌면 이 글은 다른 누구보다도 제게 필요한 글이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현업에 계시는 분들이 재미있는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저 역시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그냥 프로그래밍 언어를 공부하는 직업이 아니라 그것을 이용해서 '재미'를 만드는 직업! 그러한 프라이드를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그러니 국내 IT 개발 환경이 너무 좋지 않다고 불평만 하지 말고 스스로도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가는 이러한 노고를 알아주리라 희망을 가지며 :)

덧. 하지만 국내 IT 개발 환경은 정말이지 너무 혹독한 것 같습니다. 위에서 등 쳐 먹지 말고 힘들게 일하는 우리 개발자 분들에게도 많이 베풀어 주세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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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의 반격, '블레이드&소울' 공개!

2008/07/31 16:22


0.
2008년 7월 31일 엔씨소프트 미디어데이가 열렸습니다. 김택진 사장의 말을 빌려 설명하자면 매년 엔씨소프트의 신작을 선보이고 이것을 설명하는 것으로, 앞으로도 엔씨소프트의 행사로써 지속적으로 개최할 예정인 일종의 미디어 컨퍼런스입니다.

미디어데이가 시작되기 전부터 엔씨소프트의 또다른 신작인 <프로젝트 M>이 공개된다는 소문이 돌아 기대가 높았는데요. 만천하에 공개된 엔씨소프트의 신작 <프로젝트 M>, 아니 이젠 <블레이드 & 소울>이라고 불러야 할 게임은 상상초월이었습니다.



1.
일러스트만 딱 보면 떠오르는 게임이 있습니다. 바로 <마그나카르타>인데요. <마그나카르타>의 아트를 담당했던 김형태 작가가 엔씨소프트 신작 <블레이드 & 소울>의 아트 디렉터를 맡았습니다. 엔씨소프트 스타일이 아니라느니, 무협 게임이라는 설정과는 그닥 어울리지 않는다느니 하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만, 어쨌든 독특한 그림체를 가진 김형태 작가의 일러스트를 이렇듯 완벽하게 3D로 구현하고 그 재질감까지 표현한 엔씨소프트의 기술력 하나는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2.
그래픽 부분에서 이야기를 하자면, 언제나 그렇듯 엔씨소프트의 이번 신작 <블레이드 & 소울>도 일단 눈요깃거리로는 충분하다는 생각입니다. <리니지2>가 온라인 게임에 있어서 혁신적인 그래픽을 선보였다면, 이번 <블레이드 & 소울>은 콘솔과 비교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의 또 다른 혁명을 보여줬다 평가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캐릭터도 캐릭터지만 밝은 색감과 어두운 색감, 그림자를 극대화 해서 표현한 아름다운 배경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진미입니다. 엔씨소프트가 공언하는 것처럼, '꼭 한번 가 보고 싶은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표현이 제대로 와 닿는 수준입니다.


3.
게임의 소재나 탄탄한 스토리 텔링에 대한 부분 역시 만족스럽습니다. 천편일률적인 판타지 세계관에서 벗어나 무협을 기본 뼈대로 택한 것, 더불어 중국 배경이 아닌 한국의 창세신화 '창세가'를 모티프로 했다는 것 등이 그 일등공신인데요. 영상에서도 후반부에 우리 한국 고유의 장승이 나오는 것을 봤을 때 한국적인 요소가 잘 배합 돼 있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게임 개발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항상 아쉬웠던 게 한국적인 요소를 게임화 시키지 못한다는 것이었는데 엔씨소프트가 그 선봉에 선 것 같아 굉장히 뿌듯합니다. 물론 한국 고유의 분위기는 아니지만 어쨌든 우리의 것을 게임 리소스로 활용했다는 것에 큰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4.
전투 시스템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락실에서 많이들 즐겼던 <철권>과 흡사한 시스템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상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 보여주는 전투 씬은 100% 플레이 영상이라고 하니 그 기대의 수치를 한껏 드높여 주는데요. 때릴 때마다 다이나믹 하게 튀어 오르는 피라던가 '어검술'과 같은 화려한 기술은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게 해 주고 있습니다.

일대일은 이미 제대로 구현된 것 같습니다만 다대다의 경우 현재 개발 중에 있다고 합니다. 엔씨소프트표 게임이 PvP는 기본적으로 지원하는만큼 다대다가 얼른 완성이 돼서 화려한 PvP 영상 역시 하루 빨리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5.
영상 마지막에 나오는 경공술은 보는 재미를 뛰어 넘어 위압감까지 줍니다. 현재까지 나왔던 수많은 무협 게임들이 그저 빨리 달리는 것으로 구현한 게 전부였다면 <블레인드 & 소울>은 그야말로 협객들이 무공을 써서 달리는 듯한 느낌을 제대로 주고 있습니다. 저것이 진정 실제 플레이 영상이라면 전투 이외에도 즐길만한 컨텐츠가 엄청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순히 생각해서 특정 목적지까지 빨리 가는 이벤트만 개최하더라도 매우 재밌을 것 같군요.)

개발진의 말을 빌리자면 지금까지의 MMORPG가 월드 내에 존재하는 지형들이 그저 지형으로써의 역할에서 그쳤다면 <블레이드 & 소울>은 그것을 뛰어 넘어 이용자의 자유도를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요소로 사용한다고 하는데요. 같은 길을 가더라도 누구는 땅을 달려서, 누구는 절벽을 달려서 갈 수 있는 등 진정 자신이 무협지 속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이라 보입니다.


6.
오늘 엔씨소프트가 공개한 <블레이드 & 소울>을 한마디로 축약하자면 '한국형 MMORPG의 혁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블리자드가 만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등장 이후 수많은 한국산 온라인 게임이 문을 닫았으며 자연히 찾아온 위기 덕분에 게임업계가 이렇듯 침울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회사들은 저마다 살 길을 찾기 위해 예전과 같이 MMORPG 개발에 주력하기 보다는 쉽게 만들 수 있고 수익 모델 역시 간단한 캐주얼 게임을 많이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캐주얼 게임을 많이 제작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의미는 아닙니다만, 그 이유가 게임업계의 불황 때문이었다면 우려해도 좋을만한 사항이겠지요.

그런 가운데 한국 게임업계의 큰 형님인 엔씨소프트는 온갖 위기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초기부터 유지해 온 과금제를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밀어 부쳤으며 <아이온>을 비롯한 여러 대작 게임을 손수 제작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공개한 <블레이드 & 소울>은 바로 그 정점에 있습니다.

<블레이드 & 소울>은 게임 그 자체로도 너무 훌륭하지만 그것을 뛰어 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3차 클로즈 베타 테스트까지 완료한 <아이온>의 경우 '그래픽 좋은 와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는 혹평을 듣고 있어서 내심 가슴이 아팠는데요. <아이온> 혹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마저도 뛰어넘을 수 있을 것 같은 게임을 이렇게 깜짝 공개해 줘서 너무나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한국산 온라인 게임이 세계 시장에서 이름을 드높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신화를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현재 게임업계 전반에 불고 있는 불황 역시 이 일을 계기로 서서히 풀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엔씨소프트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덧1. 100% 플레이 영상입니다. 애써 폄하하기 위해 이것저것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를 붙이진 마시기 바랍니다. 플레이 영상이고 카메라만 조작했다는 사실은 엔씨소프트가 밝힌 사항이니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덧2. 엔씨소프트에게 바람이 있다면, 제발 지금 이 모습, 이 분위기 그대로만 출시를 해 줬으면 하는 것입니다. 개발 자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다 완성되지도 않은 게임을 급하게 출시한다던가 부족한 컨텐츠 때문에 초반 이미지를 망쳐 놓는다던가 하는 실수는 더 이상 저지르지 말아야겠습니다. 한국 게임업계의 고질병과도 같은 이 지긋지긋한 버릇, 큰 형님격인 엔씨소프트가 앞장 서서 고쳤으면 좋겠습니다.

Comments

  1. siyur 2008/08/03 03:10

    프로젝트M이 뭘까 기대했는데... 확실히 엔씨소프트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군요 ^^;; 그래픽에 액션에..ㅠ
    아이온 클베를 해 봤지만, 와우를 뛰어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클베만 봐서는요. 독창적인 설정도 일부 있기는 하지만 그것가지고는 조금 모자라달까요 ㅎㅎ
    오베 때는 무언가 더 매력적인 아이템을 공개해서 사람들을 확 끌어모으면 좋겠는데요..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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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맥시 2008/08/03 06:34

      아이온도 처음 영상이 공개됐을 때는 다들 '와~' 했던 터라 이번에도 마냥 기대만 할 수는 없네요. 하지만 뭔가 포부가 다른 것 같아서 살짝은 더 기대를 해 봅니다 :)
      아이온, 저도 3차 클베부터 참여해 왔는데 정말 와우랑 별반 다를 게 없더라고요. 뭔가 특징이 필요한데 그런 부분에서 너무 부족한, 그야말로 '무난한' 게임이 아닌가 싶어서 걱정입니다. 말씀대로 오베에서 뭔가 보여줘야 할 것 같아요 :)

  2. 겟피 2008/08/07 01:18

    정말 오랜만에 트레일러만보고 기대되는 게임인 것 같아요.
    외향적인면은 충분히 만족스러우니 내부 컨텐츠가 빠방해 멋진 게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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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맥시 2008/08/08 00:18

      그러게 말입니다.
      아이온도 동영상만 봤을 때는 멋들어진 게임이었는데 실제 플레이를 해 보고 많이 실망을 했지요. 포장만 멋진 게 아니라 실제 내용도 너무 멋져서 추천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게임이 되길 기대합니다 :)

  3. 여담 2008/08/16 14:14

    디자이너분이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시면서 모았던 팬분들이 게임에 엄청난 관심을 보인다는 소문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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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맥시 2008/08/18 00:42

      그 팬 분들이 항상 아쉬워 했던 것이 원화를 3D로 옮기지 못한다는 것이었는데 그것을 해 낸 최초의 게임이다보니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아직 모든 게 공개되진 않았지만 플레이 영상만으로 봤을 때 김형태 작가의 그림을 원화와 거의 흡사하게 3D로 구현해 낸 것 같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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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에서 간만에 또 한번 상큼한 신작을 터뜨려 주셨습니다. 넥슨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BnB 시리즈의 세번째 버전인데요. 이번에는 무려 슈팅 게임입니다. 이른바 '버블 파이터'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BnB 캐릭터들이 물총을 들고 싸운다는 설정의 게임입니다. 티저 동영상만 본 느낌은 '생각보다 매우 상큼하다!'는 것입니다.

아직 티저 동영상 말고는 아무것도 공개된 바가 없기 때문에 설레발이 아닐까 살짝 걱정이 되긴 합니다만, 이미 '크레이지 아케이드', '카트라이더' 등의 작품이 높은 완성도로 아직까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을 봤을 때 결과물이 그리 나쁠 것 같지만은 않네요.

7월 15일부터 http://bf.nexon.com에서 테스터를 모집한다고 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번 신청해 보세요. :D 저는 물론 신청할 거랍니다!

Comments

  1. 영경 2008/07/11 16:34

    ㅎㅎ 재밌겠네요!
    제 사촌동생이 어린데 저랑 같이 재밌게 했던 시리즈였는데 ㅋ
    게임이란 건 그렇게 큰 스케일을 자랑하지 않아도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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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맥시 2008/07/14 12:30

      네, 게임의 본질이란 그야말로 '재미'겠지요 :D
      얼른 나와서 그 재미를 충족시켜 줬으면 좋겠네요!

  2. 키아、 2008/07/11 20:48

    그런데 저 게임이 저것이랑 똑같게 나올까나요?

    perm. |  mod/del. |  reply.
    • 맥시 2008/07/14 12:35

      절대 똑같을 수 없죠 :)
      홍보용 동영상은 말 그대로 시선을 집중시키고 게임의 컨셉을 부각시키는 용도니까요. 실제 게임에서는 일단 그래픽도 한계가 있고 동영상에서와 같은 세세한 모션에도 제한이 많겠죠? 개발 실력 문제가 아닌 환경적 문제 때문에 말입니다.
      그렇지만 굳이 저 동영상과 게임이 똑같지 않더라도 컨셉을 실제로 어떻게 구현했느냐에 따라 게임의 재미는 달라질 거라고 믿어요. 또 지금까지 BnB 시리즈는 쭈욱 그래왔고요. 기대하고 있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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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3, 몬스터헌터 프론티어, 아이온?!

2008/07/04 0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