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 8일자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고나니 한숨이 크게 나오더라.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데 왜 우리는 그러한 문제를 보지 못하는 것일까. 누군가는 깊게 상심하고 한탄하며 세상의 벽을 뛰어 넘기 이해 노력하는데
그들이 아닌 이들은 왜 일말의 관심도 갖지 않는 것일까. 답답했다.
3월 8일자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전대미문의 '일본군 위안부' 사건과 '한국인 희생자의 야스쿠니 신사 합사' 사건을 통해 일본 내 우익화의 현실을 다뤘다. 이미 과거에도 수차례 언론을 통해 알려진 사실이었기에 그닥 놀랄만한 일은 아님이 분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가 나고 걱정이 되는 것은 그 사실이 과거보다 심해지면 심해졌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역사'는 매우 중요하다.
얼마 전 '3.1절 기념 행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그런 이야기를 했단다.
듣고서 매우 당황스러웠다. 물론 잘못된 소리라는 게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말처럼 언제까지나 과거에 얽매여 미래지향적인 관계 도모를 모색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에게 크나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밝힐 건 밝히고 사과할 건 사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말을 잘못 들으면 '과거는 묻지 않을테니 양국에 이익이 되는 쪽으로 가자'는 식으로 들린다. 이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다.
역사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역사가 중요한가?'라는 질문을 던지면 그들 역시 '중요하다'라고 대답한다. 비록 하나하나의 사건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어렴풋이 '역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인지하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렇다면 역사는 왜 중요한 것인가?
첫째로 역사는 거울이다. 너무 식상한 소리라 거론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하는 이갸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역사'가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에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흔히 한민족의 역사를 '반만년'이라고 이야기한다. 너무 쉽게 이야기할 수 있어서 그 시간이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 쉽게 가늠할 수 없으나 그것은 사실 매우 엄청난 기간이다.
하루에도 수십 건의 사건이 일어난다. 뉴스로 쓰여지고 사람들 사이에 회자될 정도로 '의미있고' '기억될만한' 사건들만 해도 10여 건은 된다. 이것이 1년만 쌓이면 3650건, 10년이 쌓이면 36500건. 반만년이 쌓이면 얼마나 엄청난 양의 사건이 존재할까? 물론 그 엄청나게 많은 사건들이 모두 역사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중에서 의미있는 것을 꼽는다 할지라도 엄청난 양에 깔려 죽을 정도로 많은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우리는 그 수많은 사건들을 딛고 올라 선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중요한 건 시간은 변할 지 언정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만년 전이나 지금이나 우리는 사람으로써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을 본능과 생각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반만년 전에 있었던 사건을 되풀이할 수 있는 가능성이 분명히 존재한다.
문제는 그 되풀이될 수 있는 사건들 중 되풀이해선 안될 사건이 있다는 것이다. 손 놓고 있다가 제대로 당한 '임진왜란'이 그렇고 국력이 약해서 주권을 빼앗긴 '을사조약'이 그렇다. 이외에도 되풀이해선 안될 사건들은 나열하기가 힘들 정도로 많다. 이런 것은 역사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은 배워야 알게 된다. 우리는 이것을 배우는 것으로써 앞으로 이런 위기가 닥쳤을 때 그 후에 어떤 일이 올지를 미리 예상할 수 있고 결론적으로 그것을 막기 위해 일련의 노력을 기울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역사가 갖는 가장 큰 의의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로 역사는 우리의 근본이다. 수를 셀 수 없을만큼 오래 전에는 인간이란 생명체가 어떤 특이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을지 몰라도 지금의 인간은 부모없이 태어날 수 없다. 아무리 연을 끊으려 한다고 하더라도 언젠간 꼭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이 부모와 자식의 인연이다. 여기서 생각해봐야 할 문제는 우리의 부모님이 있었기에 우리가 존재할 수 있는 것처럼 우리의 부모님의 부모님이 있었기에 우리의 부모님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이것을 몇 차례만 거슬러 올라가도 대단히 오랜 시간이라는 걸 금세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것은 조선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건 고려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건, 어쨌든 그들이 없었다면 우리의 부모님이 없었고 내가 없다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과거의 어느 한 시점을 잘라낼 수는 없는 것이다. 그 한 부분에 '나'라는 사람이 존재하기 위해 있어야 할 이가 분명히 들어있을 것이고 그를 잘라낸다면 내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역사를 부정하고 역사를 익히지 않는 것은 나를 부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역사는 중요한 것이다. 수학을 잘 하고 영어를 잘 해도 내 부모를 부정한다면 그것은 '나' 자체를 인정하진 않되 '수학과 영어를 잘하는 나의 일부분'을 '나'라고 최면을 거는 것과 같으니.
그런데 우리는 왜 역사를 소홀히 대하는가?
주변국과 비교해 보면 우리 한국은 유독 역사에 대해 무심한 것처럼 보인다. 나라의 교육 정책부터 뜯어 고쳐야 할 정도로 역사에 대해 매우 냉소적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이유를 그 탓으로 돌리기엔 미심쩍인 게 한 두 군데가 아니다. 개인적인 생각에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현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의 생각이라 본다.
역사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엄청난 속도의 경제 성장을 이뤄낸 한국이기에 그 생각 역시 매우 기형적으로 발전하게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급격하게 쌓인 '부'로써 모든 것이 해결되는 사회라는 풍조가 자리잡았다는 이야기이다. 이른바 '물질 만능주의'. 스스로가 부정한다 하더라도 대한민국의 기류는 분명 저것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 보인다.
덕분에 우리는 물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에 치중한다. 조금 더 잘 살기 위해, 조금 더 많은 돈을 만지기 위해 그것에 집중하고 노력한다. 국어나 역사는 밥을 먹여주는 과목이 아니기 때문에ㅡ돈을 쓰게 만들면 쓰게 만들지ㅡ 수학과 과학에 집중한다. 집중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수학과 과학이 발전한 국가일수록 잘 사는 나라라는 것 역시 '역사'가 이야기 해 주고 있다. 그래서 우리 한국도 그것에 집중한다.
그러나 '간간히' 주변국이 우리의 '소유물'에 대해 주권을 행사하려 하면 발끈한다. 그래도 무의식적으로 '내 것'이란 생각은 있어서 독도는 우리 땅, 고구려는 우리 역사라며 외친다. 하지만 그런 것은 시간이 해결해 준다. 하루가 지나면 다시 현실로 돌아와 '물질'에 집중한다. 이른바 '민족주의'. 특별한 이유나 근거는 잘 모르되 예전부터 '내 것'이었기 때문에, 한번도 포기한 적이 없기에 여전히 '내 것'이라는 생각.
이대로 살아가도 문제는 없는가?
문제는 '민족주의'라는 단어 그대로, 우리가 생각하고 결정한 그 사실은 우리 '민족' 안에서만 통용된다는 것이다. 제 3자가 봤을 때는 전혀 그렇지 않은데 말이다. 이쪽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제 3자가 보면, 자칫 잘못할 경우 한국은 떼를 쓰는 것 같고 일본은 요목조목 따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자기 역사 챙기기도 바쁜데 먼 나라 역사까지 챙기겠는가. 그들은 그래서 자꾸만 일본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것이다.
조만간 양자 컴퓨터가 개발된다면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는 암호를 개발하는 사람은 암호를 푸는 사람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한다. 어떤 암호를 만들던지 간에 그것은 인간의 한계 내에서 만들어진 것이기에 풀릴 수밖에 없는 숙명을 갖고 태어나는 것이다. 도둑도 그렇지 않은가. 아무리 전국에 경찰이 깔려있다 하더라도 털릴 집은 털리고 안 잡힐 범인은 안 잡힌다. 왜냐고? 훔치려는 자는 그 목표에 대해 분명히 자각하고 있고 열심히 조사한다. 안 잡히기 위해서, 많이 털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다. 뒤늦게 뛰어드는 경찰은 시작부터 핸디캡을 가질 수밖에 없다.
'민족주의'가 딱 그 꼴인 것 같다. 여기는 내 집이고 이것은 다 내 것이기에 아무도 손댈 수 없다고 하지만 도둑들은 그걸 시시탐탐 노리며 어떻게 빼앗을 것인가 궁리한다. 나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그들은 '그렇지 않다'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조금씩 손을 댄다. 결국 어느 순간 우리는 빼앗기고 만다. 뒤늦게 도움을 요청하고 울부짖지만 오랜 시간 궁리하고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노력해 온 도둑을 찾기란 쉽지 않다. 운이 나쁠 경우 경찰은 범인 잡기를 포기한다. 그렇게 되면 더 이상 '내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니 참 답답했다. 왜 우리는 노력하지 않을까. 지키려고, 소중히 하려고 하지 못할까. 그놈의 '민족주의', 그놈의 '돈'. 과연 우리는 이대로 살아가도 괜찮을까? 이대로 계속 살아가도 별 탈 없을까? 울부짖을 일 없을까? 화낼 일 없을까?
남탓 하기 전에 나부터 잘해야겠지. 그래도 난 자신한다. 적어도 다른 사람들보다는 역사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그러나 잘 알고 있다. 그것 역시 부족하다는 것을. 하지만 여기서 끝낼 수는 없는 일이다. 나도, 너도,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한다. 알량한 민족주의, 우리만 아는 민족주의에서 벗어나 그렇게나 외치던 '글로벌'로써, 우리도 논리적으로 그들의 주장을 맞받아치고 이것이 왜 우리 것인지 증명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러니 옛말은 하나도 틀린 것이 없다는 것이다.
'아는 것이 힘이다.'
3월 8일자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전대미문의 '일본군 위안부' 사건과 '한국인 희생자의 야스쿠니 신사 합사' 사건을 통해 일본 내 우익화의 현실을 다뤘다. 이미 과거에도 수차례 언론을 통해 알려진 사실이었기에 그닥 놀랄만한 일은 아님이 분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가 나고 걱정이 되는 것은 그 사실이 과거보다 심해지면 심해졌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역사'는 매우 중요하다.
얼마 전 '3.1절 기념 행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그런 이야기를 했단다.
"역사의 진실을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과거에 얽매여 미래로 가는 길을 늦출 수는 없습니다."
"과거의 어두운 면만 보지 말고 밝은 면을 발전시켜야 한다"
듣고서 매우 당황스러웠다. 물론 잘못된 소리라는 게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말처럼 언제까지나 과거에 얽매여 미래지향적인 관계 도모를 모색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에게 크나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밝힐 건 밝히고 사과할 건 사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말을 잘못 들으면 '과거는 묻지 않을테니 양국에 이익이 되는 쪽으로 가자'는 식으로 들린다. 이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다.
역사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역사가 중요한가?'라는 질문을 던지면 그들 역시 '중요하다'라고 대답한다. 비록 하나하나의 사건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어렴풋이 '역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인지하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렇다면 역사는 왜 중요한 것인가?
첫째로 역사는 거울이다. 너무 식상한 소리라 거론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하는 이갸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역사'가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에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흔히 한민족의 역사를 '반만년'이라고 이야기한다. 너무 쉽게 이야기할 수 있어서 그 시간이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 쉽게 가늠할 수 없으나 그것은 사실 매우 엄청난 기간이다.
하루에도 수십 건의 사건이 일어난다. 뉴스로 쓰여지고 사람들 사이에 회자될 정도로 '의미있고' '기억될만한' 사건들만 해도 10여 건은 된다. 이것이 1년만 쌓이면 3650건, 10년이 쌓이면 36500건. 반만년이 쌓이면 얼마나 엄청난 양의 사건이 존재할까? 물론 그 엄청나게 많은 사건들이 모두 역사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중에서 의미있는 것을 꼽는다 할지라도 엄청난 양에 깔려 죽을 정도로 많은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우리는 그 수많은 사건들을 딛고 올라 선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중요한 건 시간은 변할 지 언정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만년 전이나 지금이나 우리는 사람으로써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을 본능과 생각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반만년 전에 있었던 사건을 되풀이할 수 있는 가능성이 분명히 존재한다.
문제는 그 되풀이될 수 있는 사건들 중 되풀이해선 안될 사건이 있다는 것이다. 손 놓고 있다가 제대로 당한 '임진왜란'이 그렇고 국력이 약해서 주권을 빼앗긴 '을사조약'이 그렇다. 이외에도 되풀이해선 안될 사건들은 나열하기가 힘들 정도로 많다. 이런 것은 역사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은 배워야 알게 된다. 우리는 이것을 배우는 것으로써 앞으로 이런 위기가 닥쳤을 때 그 후에 어떤 일이 올지를 미리 예상할 수 있고 결론적으로 그것을 막기 위해 일련의 노력을 기울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역사가 갖는 가장 큰 의의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로 역사는 우리의 근본이다. 수를 셀 수 없을만큼 오래 전에는 인간이란 생명체가 어떤 특이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을지 몰라도 지금의 인간은 부모없이 태어날 수 없다. 아무리 연을 끊으려 한다고 하더라도 언젠간 꼭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이 부모와 자식의 인연이다. 여기서 생각해봐야 할 문제는 우리의 부모님이 있었기에 우리가 존재할 수 있는 것처럼 우리의 부모님의 부모님이 있었기에 우리의 부모님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이것을 몇 차례만 거슬러 올라가도 대단히 오랜 시간이라는 걸 금세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것은 조선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건 고려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건, 어쨌든 그들이 없었다면 우리의 부모님이 없었고 내가 없다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과거의 어느 한 시점을 잘라낼 수는 없는 것이다. 그 한 부분에 '나'라는 사람이 존재하기 위해 있어야 할 이가 분명히 들어있을 것이고 그를 잘라낸다면 내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역사를 부정하고 역사를 익히지 않는 것은 나를 부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역사는 중요한 것이다. 수학을 잘 하고 영어를 잘 해도 내 부모를 부정한다면 그것은 '나' 자체를 인정하진 않되 '수학과 영어를 잘하는 나의 일부분'을 '나'라고 최면을 거는 것과 같으니.
그런데 우리는 왜 역사를 소홀히 대하는가?
주변국과 비교해 보면 우리 한국은 유독 역사에 대해 무심한 것처럼 보인다. 나라의 교육 정책부터 뜯어 고쳐야 할 정도로 역사에 대해 매우 냉소적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이유를 그 탓으로 돌리기엔 미심쩍인 게 한 두 군데가 아니다. 개인적인 생각에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현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의 생각이라 본다.
역사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엄청난 속도의 경제 성장을 이뤄낸 한국이기에 그 생각 역시 매우 기형적으로 발전하게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급격하게 쌓인 '부'로써 모든 것이 해결되는 사회라는 풍조가 자리잡았다는 이야기이다. 이른바 '물질 만능주의'. 스스로가 부정한다 하더라도 대한민국의 기류는 분명 저것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 보인다.
덕분에 우리는 물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에 치중한다. 조금 더 잘 살기 위해, 조금 더 많은 돈을 만지기 위해 그것에 집중하고 노력한다. 국어나 역사는 밥을 먹여주는 과목이 아니기 때문에ㅡ돈을 쓰게 만들면 쓰게 만들지ㅡ 수학과 과학에 집중한다. 집중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수학과 과학이 발전한 국가일수록 잘 사는 나라라는 것 역시 '역사'가 이야기 해 주고 있다. 그래서 우리 한국도 그것에 집중한다.
그러나 '간간히' 주변국이 우리의 '소유물'에 대해 주권을 행사하려 하면 발끈한다. 그래도 무의식적으로 '내 것'이란 생각은 있어서 독도는 우리 땅, 고구려는 우리 역사라며 외친다. 하지만 그런 것은 시간이 해결해 준다. 하루가 지나면 다시 현실로 돌아와 '물질'에 집중한다. 이른바 '민족주의'. 특별한 이유나 근거는 잘 모르되 예전부터 '내 것'이었기 때문에, 한번도 포기한 적이 없기에 여전히 '내 것'이라는 생각.
이대로 살아가도 문제는 없는가?
문제는 '민족주의'라는 단어 그대로, 우리가 생각하고 결정한 그 사실은 우리 '민족' 안에서만 통용된다는 것이다. 제 3자가 봤을 때는 전혀 그렇지 않은데 말이다. 이쪽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제 3자가 보면, 자칫 잘못할 경우 한국은 떼를 쓰는 것 같고 일본은 요목조목 따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자기 역사 챙기기도 바쁜데 먼 나라 역사까지 챙기겠는가. 그들은 그래서 자꾸만 일본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것이다.
조만간 양자 컴퓨터가 개발된다면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는 암호를 개발하는 사람은 암호를 푸는 사람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한다. 어떤 암호를 만들던지 간에 그것은 인간의 한계 내에서 만들어진 것이기에 풀릴 수밖에 없는 숙명을 갖고 태어나는 것이다. 도둑도 그렇지 않은가. 아무리 전국에 경찰이 깔려있다 하더라도 털릴 집은 털리고 안 잡힐 범인은 안 잡힌다. 왜냐고? 훔치려는 자는 그 목표에 대해 분명히 자각하고 있고 열심히 조사한다. 안 잡히기 위해서, 많이 털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다. 뒤늦게 뛰어드는 경찰은 시작부터 핸디캡을 가질 수밖에 없다.
'민족주의'가 딱 그 꼴인 것 같다. 여기는 내 집이고 이것은 다 내 것이기에 아무도 손댈 수 없다고 하지만 도둑들은 그걸 시시탐탐 노리며 어떻게 빼앗을 것인가 궁리한다. 나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그들은 '그렇지 않다'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조금씩 손을 댄다. 결국 어느 순간 우리는 빼앗기고 만다. 뒤늦게 도움을 요청하고 울부짖지만 오랜 시간 궁리하고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노력해 온 도둑을 찾기란 쉽지 않다. 운이 나쁠 경우 경찰은 범인 잡기를 포기한다. 그렇게 되면 더 이상 '내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니 참 답답했다. 왜 우리는 노력하지 않을까. 지키려고, 소중히 하려고 하지 못할까. 그놈의 '민족주의', 그놈의 '돈'. 과연 우리는 이대로 살아가도 괜찮을까? 이대로 계속 살아가도 별 탈 없을까? 울부짖을 일 없을까? 화낼 일 없을까?
남탓 하기 전에 나부터 잘해야겠지. 그래도 난 자신한다. 적어도 다른 사람들보다는 역사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그러나 잘 알고 있다. 그것 역시 부족하다는 것을. 하지만 여기서 끝낼 수는 없는 일이다. 나도, 너도,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한다. 알량한 민족주의, 우리만 아는 민족주의에서 벗어나 그렇게나 외치던 '글로벌'로써, 우리도 논리적으로 그들의 주장을 맞받아치고 이것이 왜 우리 것인지 증명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러니 옛말은 하나도 틀린 것이 없다는 것이다.
'아는 것이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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