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 전, 우리 한국 여자 양궁 선수들이 전해 준 황금 빛 소식에 많은 사람들은 기쁨의 탄성을 내질렀습니다. '역시 양궁은 한국!'이라는 말을 몸소 보여 준 그들의 훌륭한 경기 내용에 많은 사람들이 자부심을 느끼고 또 기쁨의 엔돌핀을 맛 봤겠지요.
이러한 기쁨에 한 몫 했던 것은 대대적으로 보도한 국내 언론의 힘도 있었습니다. 한국산 활이 세계적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는 것부터 시작해서 한국 양궁의 독보적 질주를 막기 위한 세계 양궁 협회의 부단한 노력까지 양궁과 관련된 많은 기사들이 쏟아졌습니다. 실제 그 기간동안 '여자 양궁 단체'라는 이름이 들어간 기사는 최소 500여 건 이상이었습니다.
그토록 자부심을 키우고 기쁨을 맛 보게끔 했던 언론들이 이번에는 일부가 이들을 죄인으로 만들기 시작했네요. 경기를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그 엄청난 악조건 속에서도 어떻게든 정신을 가다듬고 집중해서 화살 한 발 쏘아 보낸 이들이었는데, 단지 그들의 성적이 '1등'에 못 미쳤다는 이유만으로 문제를 삼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들에게 대놓고 '왜 1등을 하지 못했느냐'는 언론은 없습니다. 그들도 체면이 있지 어떻게 대놓고 그런 불만을 토로할까요. 문제 삼고자 하는 것은 직설적인 단어가 아니라 만들어 내는 분위기 입니다.
女개인 7연패 좌절... 한국 '노골드 데이'
시상대 위 고개 숙인 '윤옥희'
자극적인 타이틀을 뽑자면 저 정도가 되겠군요. 왜 고개를 숙인 모습이 쓸쓸한 것처럼 비춰지며 기사로 올라야 하며 7연패 달성을 실패한 것 또한 왜 저리 슬퍼 보여야만 할까요. 7연패라는 엄청난 위업을 달성한 것은 당연히 칭찬 받아야겠지만 그것의 실패가 곧 죄가 되는 것입니까? 또 그 뒤에 나오는 '골드'라는 말이 주는 중압감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더불어 한국의 방송 3사가 나란히 이들의 시상식을 중계하지 않았던 것은 더더욱 큰 충격이었습니다. 설마설마 했는데 경기 진행 중에는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그들의 기량과 노력을 칭찬하더니 금메달을 놓치자 헌 신짝처럼 내던진 것입니다. 박태환의 은메달의 중요도에 비해 한국 여자 양궁 선수들이 얻은 은메달과 동메달의 가치는 한껏 뒤떨어지는 모양입니다.
저는 경기 후 선수들이 가진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이 위의 사진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어야만 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가슴 아팠습니다. 무엇이 미안해서, 무엇이 죄송스러워서 기자들 앞에 고개를 조아려야 하고 국민들 앞에 사과를 해야 할까요. 4년간 놀았던 것도 아니며 자만심이 불러 온 최악의 결과도 아니었습니다. 굳이 탓할 게 있다면 비신사적인 중국 관람객들이었고, 활을 든 팔과 그들의 손을 떠난 화살을 무겁게 한 악천후겠지요.
다행히도 대다수의 인터넷 언론들은 '그래도 자랑스럽다! 1등이 대수냐! 런던 올림픽이 있다!'라는 분위기인 듯 보입니다만, 아직도 제대로 정신차리지 못한 언론들이 있네요. 한국 내에서는 우물 안 개구리인 분들 덕분에 1등이라는 개같은 좆중동이 세계에 나가면 동메달은 따겠습니까?
아쉬움을 표현하는 것과 1등이 아니면 꼴지와 같다는 미친 주의가 같다는 어리석은 생각으로 변명거리만 찾고 계신 건 아니길 바라겠습니다. 제발 제 분수 좀 알고 설쳤으면 좋겠네요. 어디 무서워서 올림픽에 출전하겠다고 발버둥이나 치겠습니까.
누가 진지하게 물었던 것이 생각납니다.
'왜 한국 선수들은 은메달, 동메달에 우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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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정말 금메달 지상주의는 뿌리뽑아야 할 나쁜 관점이에요. ㅠㅠ
네 ㅜㅜ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들 기 죽이는 관습이죠 ㅜㅜ
동메달에도 기쁨의 눈물을 흘릴 수 있는 한국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인은 뭐든지 1등, 최고라면 좋아서 안달을 못쓰지요.
그 과정이 어땠는지는 상관없이 말이죠.
동메달이라도 딴것도.. 대단한데.....;;
지상주의도 문제지만;; 선수들의 노력을 무시하는 듯한 저런 기사는 정말;;
결과보다는 과정과 노력이 중요한데-0-;; 너무하네요;; ㄷㄷ;;
편협한 사고 방식을 가진 자들이 스스로를 '언론인'이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부끄럽습니다. 그들의 눈에 올림픽은 메달 색깔밖에 보이지 않는 모양입니다. ㅜㅜ
한국인들의 편협한 사고주의도 한몫하겠지만 언론사들의 이렇게 질책적인 기사 타입 방식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 중 하나이죠.
도대체 무엇을 위해 이렇게 결과주의적인 말투를 써야 하는지 참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_-a
그러게 말입니다. 편집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그런 기사들을 날리는 건지 이해를 못하겠네요. 금메달을 딴 종목의 선수들은 지난 4년간 죽어라 노력했고 그렇지 않은 선수들은 4년간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건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을 기사 쓰는 사람들만 모르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결과에 너무 집착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2등은 필요없고 오로지 1등을 해야만 인정해주는 나라가 아마 우리나라죠...
물론 다른나라도 이와 같지만 우리나라만큼 이렇게 심하지는 않을 거예요...
그리고 언론에서도 이런것을 노골적으로 부추기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언론인 = 선구자라는 느낌이 강했는데, 이젠 언론이 일반 시민들을 따라오지 못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언제쯤 언론인들이 제대로 된 생각을 가지게 될까요. 아니면 언론인들의 생각은 바른데 그걸 악용하는 나쁜 무리가 있는 걸까요?
생각할수록 답답한 요즘입니다. :)